차용증이 없어도 빌려준 돈을 청구할 수 있나요?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을 다룰 때 무엇을 모으고 어떤 칸이 비는지, 그리고 지금 만들 수 있는 기록에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차용증이 없어도 빌려준 돈을 청구하는 일 자체는 가능합니다.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기로 한 약속은 문서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문서가 없으면 그 약속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른 자료로 보여야 하고, 여기서 준비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이 글은 무엇을 모으고 어떤 칸이 비는지를 정리한 안내입니다.
문서가 없으면 무엇이 문제인가요?
문제는 '돈이 갔다'와 '빌려준 것이다' 사이의 간격입니다.
이체 기록은 앞 칸을 채웁니다. 계좌에서 계좌로 얼마가 언제 옮겨 갔는지가 남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그건 받은 돈"이라거나 "투자금이었다"고 말하면 뒤 칸이 비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준비의 대부분은 이 뒤 칸을 채우는 작업입니다.
무엇을 모으면 뒤 칸이 채워지나요?
한 가지 결정적인 자료를 찾기보다 여러 조각을 겹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이체 내역과 입금증
- 돈을 보내기 전후의 문자나 메신저 대화
- 갚겠다는 취지의 말이 담긴 기록
- 상대가 일부라도 갚은 내역
- 이자를 받은 기록이 있다면 그 내역
- 돈이 필요했던 사정이 드러나는 대화
-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의 진술
- 상대가 작성한 각서나 확인서가 있다면 그 문서
여덟 가지가 모두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성격을 보여 주는 조각이 두세 개만 있어도 이야기의 모양이 잡힙니다. 반대로 이체 내역만 스무 건 있어도 성격을 말해 주는 자료가 없으면 앞 칸만 두꺼워집니다.
예를 들어 2년 전에 800만원을 보냈고 그 뒤 상대가 두 번에 걸쳐 50만원씩 입금한 기록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800만원이 아니라 50만원 두 건입니다. 받을 이유가 없는 돈이 왜 돌아왔는지를 설명하려면 상대도 어떤 형태로든 채무를 전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금액이 작은 기록이 성격을 보여 주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자료를 모을 때는 시간순으로 한 줄씩 적어 두는 방식이 편합니다. 날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근거가 되는 파일 이름을 나란히 적으면 빠진 구간이 눈에 들어옵니다. 빠진 구간이 바로 상대가 다른 설명을 붙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상대의 말이 남아 있으면 얼마나 도움이 되나요?
도움이 됩니다. 특히 금액과 시점이 함께 적힌 말이 그렇습니다. "다음 달에 500만원 보낼게"처럼 숫자와 기한이 들어간 문장은 금액과 성격을 동시에 보여 줍니다.
| 남아 있는 말 | 무엇을 보여 주나 |
|---|---|
| 갚겠다는 말 | 빌린 돈이라는 성격 |
| 금액이 적힌 말 | 청구할 액수 |
| 기한이 적힌 말 | 변제기와 기산점 |
| 미안하다는 말 | 채무를 인정하는 정황 |
대화는 원본 그대로 두십시오. 캡처만 남기고 앱에서 지우면 나중에 앞뒤 맥락을 보여 줄 수 없습니다. 기기를 바꿀 예정이라면 백업부터 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금 새로 만들 수 있는 기록도 있나요?
있습니다. 상대가 아직 연락에 응하고 있다면 그 대화 자체가 새 자료가 됩니다. 금액과 그동안의 사정을 정리해 문자로 보내고, 상대가 무엇이라고 답하는지를 남기는 방식입니다. 상대가 "맞다"고 하면 인정의 기록이 되고, 부인하면 어느 지점에서 다투는지가 드러납니다.
좀 더 공식적인 방법으로는 내용증명이 있습니다. 내용증명의 작성 안내는 발송인이 발송일에 그 내용을 수취인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제도라고 설명하면서, 기재된 내용의 진실까지 추정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보낸 사실이 남는 것이지 주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연락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있습니다. 자료를 만들려다 선을 넘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 불법추심행위의 금지 안내는 반복하거나 야간에 방문하고 전화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주는 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으로 적고 있습니다. 여기서 야간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입니다. 같은 안내는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에 관한 거짓 사실을 알리는 행위와 제3자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는 행위도 함께 금지하고 있습니다.
인정을 받아 내려고 상대의 가족이나 직장에 연락하는 방식은 자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바꿉니다.
자료가 부족하면 포기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료의 양과 결과가 비례하지는 않고, 어떤 조각이 얼마나 평가되는지는 사건마다 다릅니다. 이 글이 할 수 있는 일은 비어 있는 칸을 보여 주는 것까지입니다.
다음 단계로는 기한을 확인하십시오. 오래된 건이라면 소멸시효를 가장 먼저 보는 이유가 먼저이고, 이체 기록만 있는 상황의 세부는 계좌이체 내역만 남았을 때 챙길 것에 따로 적었습니다. 판단이 갈리면 대한법률구조공단 전화상담처럼 무료로 물어볼 수 있는 창구를 먼저 써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계약서나 차용증을 잃어버린 경우에 무엇으로 대신하는지는 계약서 원본을 잃어버렸다면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공개된 법령 안내와 공공기관 문서에서 확인되는 범위만 정리합니다. 사건마다 달라지는 판단은 단정하지 않고,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를 대신 적습니다.